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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현규 수녀의 사랑의 발걸음] 15. 아름다운 우리네 본당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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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홍보부 댓글 0건 조회Hit 1,029회 작성일Date 20-08-2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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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참으로 오랜만에 사랑하는 조국 한국을 방문했다. ‘타지의 나그네’로 수도생활을 해오고 있는 나의 마음은 기쁨으로 넘쳤다.

    동생 베드로가 사는 대구에 당도했다. 무척이나 보고 싶었던 가족을 만나서인지 여독도 서서히 풀어지는 듯했다. “반야월성당으로 가자!” 동생에게 대구 반야월본당 미사 시간을 물으니 오전에 있다며 차로 곧장 안내해줬다. 고마웠다.

    성당에 들어가니 마침 본당 주임 오창수 신부님이 계셔서 인사를 드렸다. “안녕하세요, 신부님.” 그런데 신부님께서 사진까지 함께 찍자고 하셨다. 사실 신부님과 나는 그때 처음 본 사이였다! 처음 대면하는 수녀에게 이처럼 소탈하게 다가오신 신부님 모습을 보면서 긴장된 내 마음도 절로 편안해졌다.

    ‘평일 미사임에도 이렇게 사람이 많다니.’ 놀라웠다. 그날 넓은 성당 안은 많은 신자로 거의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모두 밝고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참 보기 좋았다. 잊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한국의 신자들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신앙 공동체 생활을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을. 더구나 성가마저 서로 예쁜 목소리를 맞춰가며 기도하는 자세로 부르고 있었다.

    미사 후 내가 큰 감명을 받은 공간은 ‘만남의 방’이었다. 그곳에서는 보좌 신부님과 신자들이 이미 담소를 나누는 중이었다. 나는 신부님, 신자들과 서로 따뜻한 눈길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눴다.

    “오늘은 제가 커피 한 잔 만들어드릴게요! 하하~.” 어느 틈에 들어오신 주임 신부님께서 익숙한 손놀림으로 향긋하고 따뜻한 커피를 신자들과 나의 손에 안겨주셨다. 나는 성당 안에 이렇게 신부님과 신자들이 허물없이 나눔 할 수 있는 정겨운 ‘만남의 공간’이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부럽기까지 했다.

    사실 프랑스 베르사유에 함께 사는 우리 수녀들이 주일마다 가는 베르사유 대성당에는 이런 공간이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유럽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고풍스러운 성당들이 있지만, 이처럼 나눔하고 웃을 공간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한국의 신앙생활 모습이 너무 정겹게 다가왔다.

    미사에 참여하는 동안 열린 마음, 그리고 예수님에게서 받은 은총을 잠시라도 만남의 장소에서 주고받을 수 있다니.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미사 끝에 다짐하는 우리의 실천을 교우들과 바로 나눌 수 있는 행복. 이 같은 ‘한국식 신앙생활’에는 참 좋은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신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서로의 소식도 주고받으며 형제애를 나눌 수 있는 이런 공간이야말로 작지만, 참으로 소중한 곳이다.

    한국에 막 당도한 나는 활기 넘치는 반야월본당 형제ㆍ자매들에게 프랑스의 수도생활 이야기를 조금 들려줬다. 생각보다 큰 관심을 갖고 조용히 경청해주는 모습에서 또 한 번 형제적 사랑을 느꼈고, 진정 감사했다. 수도자가 되면서 삶의 대부분 시간을 타지에서 보내온 나로서는 우리 교우들과 나누는 잠깐의 친분도 무척 고마울 따름이다.

    “감사합니다. 주님! 저도 이 복된 자리에 함께했음을….” 한국의 본당 공동체가 지닌 기운을 나도 얻은 기분이었다. 신부님과 교우들이 공동체 안에서 서로 나누고, 베푸는 풍성한 사랑은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축복이 반드시 함께하실 것이다.

    프랑스 성요한 사도 수녀회 장현규(마리스텔라) 수녀
     


    가톨릭평화신문 2020-08-19 등록
    가톨릭 뉴스 게시판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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