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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꿈 CUM] 삶의 길 (2) 호가호위(狐假虎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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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홍보부 댓글 0건 조회Hit 199회 작성일Date 23-09-18 12:48

    본문



    어느 날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위험에 처한 여우가 지혜를 발휘해서 호랑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하늘이 정한 모든 짐승의 우두머리다! 만약 네가 나를 잡아먹게 되면 큰 후환이 닥칠 것이다!”

    여우를 잡아먹으려던 호랑이는 여우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거짓말 하지 마! 내가 모든 짐승의 왕인데 어떻게 네가 왕이야?”

    그러자 여우가 또다시 말했습니다. “만약 내 말을 못 믿겠다면 내 뒤를 따라와 봐! 그러면 알게 될 거야!”

    멍청한 호랑이는 여우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모든 짐승이 혼비백산하면서 후다닥 달아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멍청한 호랑이는 여우의 잔꾀에 넘어가 결국 여우를 살려주었다고 합니다. 사실 짐승들은 여우가 아닌 호랑이를 보고 도망갔는데 멍청한 호랑이는 그걸 몰랐던 겁니다. 여기서 생겨난 말이 바로 “여우가 호랑이의 위엄을 빌리다”라는 뜻을 가진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 호 狐, 거짓 가 假, 범 호 虎, 위엄 위 威)입니다. 이 말은 남의 권세를 빌려 위세를 부리는 것을 꼬집는 말입니다.

    성경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 23,3)

    당시 이스라엘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특별한 존경을 받았습니다.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로부터 의인으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민족의 관습, 민족애와 민족사명을 가르치는 소위 선생님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613 조항이나 되는 율법을 거의 다 외울 정도로 율법에 정통했기 때문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팔아먹고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과 율법을 가르치면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군림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행동은 전혀 딴판이었습니다. 그들은 입으로는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과 율법을 가르쳤지만, 그들의 행동은 전혀 달랐습니다.

    그들은 걸핏하면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외치면서도, 입만 떼면 희생과 봉사를 외치면서도 정작 그들 스스로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성경과 율법의 근본정신인 정의와 사랑은 외면한 채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행동만 했던 것입니다. 위선적인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앞세워 자기들이 하는 말들은 모두 하느님의 말씀인양 가르쳤던 것입니다.

    그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보다는 그들의 생각에서 나온 세부규정들을 더 앞세웠습니다. 남들에게는 지키기 어려운 규정을 만들어서 무거운 짐을 지우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습니다. 남들에게는 이웃 사랑과 겸손을 가르치면서도 자신들은 회당에서 높은 자리를 즐겨 찾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더 좋아했습니다.

    입술로는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척 말하면서도 결코 그들은 하느님과 이웃을 섬기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철저히 자신들을 위장하고 그런 척하면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며 살았던 것입니다.

    자신을 철저히 위장하는 위선자들의 모습,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며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는 모습,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인격자인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 중에도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모습이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앙을 입으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진실한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입으로만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할 것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섬기는 참다운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글 _ 이창영 신부 (바오로, 대구대교구, 월간 꿈CUM 고문) 1991년 사제 수품. 이탈리아 로마 라테란대학교 대학원에서 윤리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교회의 사무국장과 매일신문사 사장, 가톨릭신문사 사장, 대구대교구 경산본당, 만촌1동본당 주임을 지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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